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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술사 직업 패치 방향성에 대한 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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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도 어느덧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마지막이 될지 모를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난 6여년의 시간동안 정말 악독하게 주술사라는 직업을 물고, 뜯고 즐기다가 결국 얼마전 모든것을 내려놓고 현실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바람의나라를 하면서 모든 직업군을 체험 해보았지만 필자에게는 주술사만큼 화려하고 "손맛"을 주는 직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타 직업군에 비해서 챙겨야할 스펙도 더 많고, 자본도 훨씬 많이 들어가는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주술사는 항상 최다유저직업군 1,2위를 다투고 있으며(좋은 이유와 그렇지 않은 이유가 있기는 합니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아저씨들이 자주 선택하는 직업이라고 느껴집니다. 그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직업에 비교해서 직업의식이 투철하거나 본인만의 고집 혹은 아집이 많은분들도 자주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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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주술사라는 직업을 사랑해서 외곬수 주술 유저들을 칭하는 "주붕이"라는 별명도 있는듯 합니다. 저 또한 한명 주술사로써 이 직업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고 있지만, 조만간 찾아올 주술사 직업 패치에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것은 왜 일까요?


벌써 몇 년을 질질 끌어온 고대 직업 패치의 긴 여정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뭔가 거창한 직업 패치를 하는것처럼 보여졌지만, 지나놓고 보니 한번에 했어야할 개발을 너무 긴 호흡으로 끌고온것이 아니었나 하는 의심을 합니다. 더불어서 특별히 부족할게 없다고 느끼는 직업군에 대해서는 더 더딘 개발속도를 내고 있는듯 합니다. 필자는 이번 글을 통해서 주술사만이 가지고 있는 직업적 특징에 대해 자세히 풀어내고, 향후 직업패치와 게임의 방향성에 대해서 노파심서린 충언을 하려합니다. 


바람의나라 고대 직업들은 "근접타격"을 통한 공격을 근간으로 시작했지만, 이와 다르게 도사와 주술사는 뒤에서 체를 주거나 치졸하게 공격마법을 날리던 원거리 직업군 역할을 주로 해왔습니다. 특정 피사체를 키보드로 일일이 타켓팅하여 엔터키를 통해 마법을 쓰는 방법은 정말이지 오랜 역사를 지닌 고대의 방식처럼 느껴집니다. 아직도 같은 방식을 고수하는데에는 바람의나라 운영진의 깊은 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래 주술사들의 편의성과 더 좋은 방향성을 기대하는 기로에 서있는 이때에, 타겟팅 마법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고 전언합니다. 마법키, 방향키 그리고 엔터키를 누른다는 비효율적인 공격방식은 원거리직업이라는 죗값으로 지난 27년동안 충분히 치루었다고 생각합니다. 글쓴이가 삼십대 중반의 나이에 손목 터널증후군을 앓게된 큰 원인은 주술사 타겟팅 마법에 걸린 악랄한 저주 때문이었습니다. 현재 바람의나라 평균 연령대(3,4,50대)와 체력적인 부담(노안,오십견,허리디스크)을 생각해서라도 이제 타겟팅 방식의 공격방식은 마법키를 누름으로써 발동되거나 마법키와 방향키만 누르면 되는 방식으로 단순화시켜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공격을 더 직관적이고 편하게 할수 있도록 범위기 마법을 더 늘리면 한편, 근거리 격수의 허공난무 판정을 원거리마법에도 도입 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통해서 주술사=근본 매크로 직업이라는 필연적 악연으로부터 벗어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주술사는 현재 모든 직업군을 통틀어 가장 공격마법이 많은 격수군 입니다. 이것은 많은 유저들이 주술사를 선택하는 많은 이유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여러 마법에 대한 특성에 대해서 파악하고서, 특정 상황에서 내가 쓴 마법이 하나 하나 들어갈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수가 없습니다. 향후 주술사 직업패치시 다양한 마법들을 쓰는 "손맛"에 대한 재미는 절대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걱정이 있습니다. 물론 비슷한 성격의 이로움 마법 및 보조계열 마법에 대한 자동 묶음화는 손의 피로를 덜어주는 좋은 방향성이라고 봅니다. 주술사의 다양한 공격마법을 유지하는 한편, 마법 시전방식에 대한 변화가 원거리직업에 대한 새로운 바람을 가져왔으면 합니다. 마법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유용한 스킬도 있지만, 아예 있는지도 모르는 체 사장된 마법들도 있다는 것을 개발팀이 인지했으면 합니다. 주술 유저들이 손맛을 느끼면서 다채롭게 마법을 섞어쓸수 있는 행동조합의 적극적인 업데이트(현재는 마법 2개이상 묶게되면 마법시전이 잘 안됩니다) 또한 절실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바람 정신[精神]육체나 물질에 대립되는 영혼이나 마음


근 몇 년간 바람의나라는 타 게임들의 트렌드와 메타를 열심히 쫓아왔지만 그것이 곧바로 바람 유저수 증가와 지속적인 매출증대로는 이어지지는 않는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통상적인 게임 내의 숙제들을 하나둘 추가시켰고, 매일 해야하는 퀘스트및 게임 캐릭터에 대해 회수불가한 잠식자본들을 계속 늘려왔습니다. 이러한 패치를 통해서 유저들이 바람의나라를 쉽사리 떠나지 못하게 하는 이유를 만들었지만, 더 오랫동안 더 자주 게임을 해야만 한다는 의무감과 심각한 피로도 또한 동시에 가지고 왔다고 느낍니다. 향후 이 게임이 어떠한 방향성으로 갈지 모르겠지만, 많은 바람 유저들이 어릴적 바람의나라를 재밌게 즐겼던 추억의 조각들을 붙들고 여기에 회귀한 것을 절대 간과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최근 타 고전게임들이 지니는 행태들이 하나둘씩 바람의나라에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을 보면, 이것이 바람의나라의 영혼성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때가 많습니다. 유저들에게 자꾸 족쇄를 채우고 못 떠나가게 하는 방향으로 가는것이 진정 바람인들을 위한 것인지 질문하고 싶습니다. 필자가 바람에 몸담기 시작한 지난 시간동안 점점 큰손형님들의 영향에 깊이 좌지우지되는 것을 보았고, 일개 유저로써 이러한 변화에 어떠한 목소리도 내지못하고 그저 순응했던 부끄러운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


돈을 더 많이 쓴 사람이 이기는 전형적 자본주의 게임으로 변해버린 바람의나라를 보면서, 헝그리정신이 깃들어 있던 옛 추억은 이제 시나브로처럼 기억의 한켠에 아스라져 버렸습니다. 최근 허울만 옛 고전의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기획들을 보면서, 몇년, 몇십년만에 다시 돌아온 사람들에게 바람의 추억들을 되돌려 줄만한것이 남아있을까 부끄럽기만 합니다. 시작한지 얼마 안되신 주술사 분들에게 바람은 자본을 써야 재밌다는 말을 하는 제 자신이 참 수치스러웠고, 현질의 벽에 막혀버려 더 이상의 재미를 찾지 못하고 떠나는 분들에게 할 말이 없었습니다.


바람은 추억으로 시작하고 애증으로 끝이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더 오랜시간 바람의나라를 아끼고 사랑해주시기를 간절하게 기원해봅니다. 작년부터 현 정부가 대형 IT게임회사들의 확률형 사행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을 요구해오고 있습니다. 부디 넥슨 게임들은 N사의 L게임처럼 똑같은 과오를 밟지는 않기를 고대합니다. 그동안 유저들의 고혈 주머니를 쥐어짜는 방식으로 확률형 캐쉬템 개발에 급급해하는 운영진들의 기행을 보았지만은, 2024년에는 더욱 올바른 방식으로 사적이익을 창출하는 바람의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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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개 / 1페이지

주애님의 댓글

타게팅 기술을 논타게팅으로 바꾸는 것도 좋지만,
만약 그렇다면 자아성역 처럼 선택권을 줘야한다고 봅니다.
단순 방향키 + 마법키로 변경된다고 가정 하면
해당 방향 가장 근접한 대상을 선택할텐데, (*천인의 이동기술과 동일 메커니즘 가정)

나와 가까운 몹이 아닌 뒤의 몹이나 중간을 타격하여
범위기 한번에 처리하는 고유의 방식이 없어지면 좀 이상할 것 같네요.
난사가 켜진 궁사 하위호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논타겟팅 7차 기술도 많아서 손목이 아픈 이유는 타게팅 이동도 있지만
자주 쓰는 기술들이 범위가 좁은 원거리 기술(*회선폭풍) 및 논타게팅 기술은 마기 소모가 많아
성역주를 지속적으로 눌러야 한다는 점 인것 같네요.
뭐 극진성려5성에서 6성 만들어준것 마냥 그래서 다들 자아회선을 바라는 것 같기도 하고..
(자아삼매 이런걸 원하는 사람은 본적이 없네요 아직 ㅋㅋ)

사실상 버려진 마법인 용의잔상, 천뢰마옥쌍구를 합쳐서 마도사 박쥐처럼
타격마다 마기를 흡수한다던가 즉폭염화 + 화염지대가 그런 역할을 한다던가..
마기지체 + 호체주술 + 호신뇌전을 합쳐 버프 지속기술이 마기를 충전한다던지
(도사 궁사만큼은 아니어도 도적의 은신 잠력 회복마냥 일정 간격으로 조금씩)
이런 부분이 좀 개선되면 손이 덜 바빠질 것 같습니다.

사슬벼락'강 → 뇌정벼락 이라던가 (사실 뇌격구가 사슬'강이라 해도 믿겠지만)
수호구미호 마냥 이런 마법들만 주변을 자동 타게팅 한다던가 이런 손이 덜가는 걸 만들어 줘도 좋겠지만
뭐 거기까진 안된다면 차라리 역할이 비슷한 마법 통폐합 및 마기 수급 개편이 있으면 좋을 것 같네요.

마법이 많다는 부분은 적재적소에 쓰는 손맛이 있지만, 역할이 비슷한 마법이거나 트렌드에서 버려진 마법,
쿨감 무기가 없다면 사실상 마기수급이 성역주 밖에 없다는 점 등을 개선하는 방향만 되어도 바랄게 없네요.
(도사의 리마를 보며 든 생각입니다)

요일l무시님의 댓글

저도 주애님 의견에 전적으로 동조합니다. 행동조합 렉을 개선해서 마법을 적재적소에 섞어서 쓸수 있는 선택권을 줬으면합니다. 삼매같은 범위기는 자동 타겟팅으로 넘어가고 캐릭터 방향이나 캐릭터 주변에서 쓸수 있는 범위기를 늘리면서 방향키와 엔터키의 비중이 줄어야 주술 편의성이 나아질거 같습니다..

호동l조랑아조랑아님의 댓글

글이 잘 읽혀서 좋아요.
건강(!)과 관련된 애환이 잘 드러나는데, 도적을 키움에도 불구하고 왠지 공감가는 부분들인지라 슬퍼지는군요 ㅠㅠ.

뜬금없긴 한데, 짤방 보고 배너광고인줄 알았어요 ㅎㅎㅎㅎㅎ.

호동_재회님의 댓글

도적을 키우는 입장에서 원거리 격수들에 대한 불만이 있긴 합니다.

1. 원거리임에도 100% 적중하는 마법 형태
2. 타깃이 멀리 있거나 뒤에 있어도 빗나감, 대미지 감소 없음
3. 심지어 대부분 범위기
4. 마법 개수, 타격 수도 많아 거의 무한 딜링

농담 삼아 원거리들 다 바닥에 쏘게 해야 한다고 말하긴 하지만 굳이 불만을 여기저기 제기하지 않는 점은 대안이 달리 없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 타게팅 방식을 줄이려 시도하는 순간 밸런싱/난이도 조절이 급격하게 어려워질 거라 생각합니다. 자동 타게팅 마법 개수가 많아지고 범위기가 더 늘어나면 원거리 격수들에게 가장 즐거운 일이 될테지만, 그만큼 다른 격수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될테니까요. 하지만 만약 다른 방식을 채택해 난이도를 올린다? 너무 많은 주술사들이 손을 놔버릴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먼 과거의 주술사가 멋져보였던 점은 손목을 갈아 넣으며 연사를 할 수 있는 마법 체계가 아닌, 딜레이가 길지만 강력한 마법들이었습니다. 지금도 사실 그러한 주술사가 되었으면 하지만 핵앤슬래시의 사냥, 레이드, 심지어 PvP에서조차 연사력+범위형이 너무 큰 영향력을 끼쳐버리는 현재의 시스템상 정말 어렵다 생각이 됩니다.

결론적으로는 차라리 바람의 체계가 좀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손목의 문제는 타겟형 성역주+헬매회선의 문제도 있지만 그저 축초를 계속 써대며 달려야 하는 형태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 시스템이 계속 되는 한, 타게팅이 아닌 설치형, 전염형, 오브젝트의 이동 속도가 느린 마법들은 꾸준히 버림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요일l무시님의 댓글의 댓글

저도 재회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성역주나 헬파이어, 삼매같은경우 거리에 따라 딜차등이나 명중확률을 부여해야 원거리격수에 대한 공격판정이 근거리와 비슷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초축에 대한 부담도 손목아작난것에 50프로쯤 영향미친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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